야생화

할머니꽃 앵초

들풀처럼1 2008. 3. 31. 07:22

일기 예보가 엇나가기를 기대하며 꾸물대는 날씨지만 집을 나섰다. 봄꽃이 그리운 사람들은 더러 수목원이나 학습장 같은 곳을 찾기도 한다. 아래 사진들은 모두 자연학습장에서 만난 것들이다. 충분한 시비로 거두어서인지 식물들이 훨씬 건강해 보였다.

 

 

▲ 처녀치마

처녀의 치마가 추위에 많이 상했다. 세상사도 얼어죽고 디어죽고...

 

 

 ▲ 산에서는 늘 시든 것만 만났었는데 이나마도 다행이다.

 

 

▲ 돌단풍 

녀석, 허리도 뒤로 젖히고 하나 둘 셋 넷... 일곱 여덟, 체조하네요.

그래서 튼튼하나, 거름 때문이 아니고^^*

 

 

 

 ▲ 홍매화 (만첩홍매화)

 

 

 ▲ 앵초

꽃모양이 벚꽃을 닮았다해서 櫻草,(벚나무앵,풀초)

할머니 생각이 나는 꽃이다. 할머님 댁호가 앵무촌댁이었다. 산벚나무 흐드러지게 피는 마을,  앵무촌이 할머니의 고향이다. 이곳은 수년 전부터 봄풍경 출사지로 알려져 사진작가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연보라의 산벚나무, 연초록의 봄산의 배경, 피어오르는 물안개, 저수지에 내려앉은 산모습이 어우러져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에서 할머님은 시집오셨다.

딸자식만 하나 얻어 눈총받고 사시다 하늘나라 가신 울 할머니, 집안의 궂은 일 독차지하시며 평생을 농삿일만하다 돌아가셨다. 늘 오냐 오냐 하시며 어릴적 투정 죄다 받아주시던 할머니, 힘들 때면 할머니가 보고싶고 그리워 울기도 많이 했다. 받기만 하고 돌려준 게 손톱만큼도 없는 손자의 행복한 눈물이다.

내게는 할머니꽃이다. 앵~~~~초

 

 

▲ 안내문에는 흰대극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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