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내 가슴에 동강할미 담다.

들풀처럼1 2010. 4. 9. 11:17

동강할미꽃(미나리아재비과)

 

1인 1디카 시대, 누구나 담고 싶은 게 참 많다. 핸드폰에도 있으니

샷을 날려 결과물 빨리 확인하기 좋고 필름 갈아 끼우고 현상의 번거러움 없이

모니터로 눈 호강 시킬 수 있어 젊은이들께 대세가 됐다.

나도 젊어 보이려고 한축 끼었다.

 

사진을 담다 보면 '아, 이것 색감 고운데' 하는 것들의 공통점은 보라색과 청색 계통이다.

다른 건 모르지만, 꽃에 관한 한 그렇다.

파란 하늘, 깽깽이풀, 청노루귀, 동강할미꽃

바보스럽게 경험으로 터득한 거지만...

어떻든 디카의 보라색과 청색 표현만은 수준급이다.

 

동강할미꽃과 맞선보는 날을 잡으신 꽃 선생님의 긴급 호출이 왔다.

무척 기다렸는데 조금 시기가 늦은 건 아닌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필드에 도착해 보니 빛 고운 봄날의 택일도 그렇고 꽃 상태도 최상이었다.

우릴 위해 사전에답사까지 해주신 방000 님과 000 님의 배려에 고개가 숙여졌다.

강변 따라 이어지는 탐사 내내 가져간 물과 간식과 도시락도 손댈 틈도 없이 숨죽이며 샷을 날리며

보랏빛 멋쟁이 동강할미 곁에서 하루 내내 놀았다.

마치 손자가 할머니께 어린양이라도 하는 것처럼

거기다 수량 많아진 동강의 물빛과 여울 소리로 brain shower 했으니...

이쯤이면 신선놀음이라 하렸다.

 

축제장 근처 도로변에서 SUV 차량 썬루프를 열고 높은 바위에 앉은 동강할미와의 데이트도 즐겼다.

이 순간만은 눈은 즐겁고 가슴은 벅찼으니 이를 행복이라 하겠지 싶다.

기우는 해를 뒤로하고 핸들을 잡고 달리고 또 달렸다.

남도를 향해

 

무박 2일의 후유증이 편도에 아직 머물지만 사서 고생은 이럴 땐 즐거움 아니겠나.

아! 동강할미

꽃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 바위에서 올라 온 열기를 지나는 물길이 식혀주어 동강할미꽃이 고사되지 않게 하는 자연의 순환 

  

 

 

△ 새 생명을 위해 메마른  곳에서 이렇게

 

 

 

△ 할미꽃속은 암술대가 깃처럼 자란 게 특징

 

 

 

 

 

 

 

 

 

 

 

 

 

 

 

 

 

 

 

△ 동강에 자생하는 회양목이 보케를 만들어 줬다.

 

 

 

△ 할미꽃은 털이 살아야 사진답다.

 

 

 

△ 썬루프 열고 차 위에 삼각대 세우고 흰 빛도는 동강할미꽃과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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