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새가 아기새를 날려 보내려고 키우듯
꽃은 씨앗을 날려 보내려고 꽃을 피운다.
이제 그 막바지에 섰다.
자신을 멀리 날리고파 홀씨 돼 바람맞이 기다린다.
바람 타고 혼자 떠나야 한다.
서로의 그리움 남지 않게 아주 멀리
그리고 더 멀리 각자의 길을 간다.
너른 벌판에 내려앉고 싶어도,
개골창에 빠지고 싶지 않아도,
고삿이 싫어도
힘겹게 살아 갈 바위틈새가 싫어도
오직 바람에 맡겨야 한다.
재수 없는 녀석
산 넘고 강 건너
머나먼 길 왔건만
닿는 곳은 너른 바다.
▲ 고들빼기의 홀씨
시작일까 끝일까? 시작도 끝도 아니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