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볼일 있는 처자를 내려주고 경주 삼릉으로 향했다.
40분여 달려 어느 국밥집에 주차하고 고개를 들어 보니 바로 길 건너에 구부정한 소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더니 삼릉을 지키는 건 굽은 소나무였다.
바닥은 온통 떨어진 솔잎으로 덮여 다른 풀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소나무 잎에 있는 제초 성분이라도 증명한 것처럼
그래서 평상복 입고서도 솔숲을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콧노래 흥얼대며 걸으며 마음껏 즐겼으니 호사라 해야겠다.
카메라를 들었으니 구도라도 잡아 볼까하고
이리저리 앵글을 돌려도 신통방통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나로서는
소나무 담기가 어렵다는 것만 절감하며 소나무 대가들의 작품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