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들풀처럼, 꽃길을 걷다.

들풀처럼1 2016. 6. 12. 17:56


삶의 버거움 내려놓기로는 여행만한 것도 없다.

더구나 며칠의 탐사를 마침맞은 길동무와 동행할 수 있다면야 ... ...

이런 달뜬 기분으로 탐사길에 올랐다. 

그런데 연길공항에서 일행의 수화물 유실로 한 동안 헤매면서 탐사길이 여간 예사롭지 않겠다 싶어 맘 졸였다.

다행히도 누군가가 잘못 가져간 수하물은 그날 져녁 때 묵을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수더분한 후배는 그간의 심사로 속 끓이도 심했으련만 짐만 확인하고 말이 없었다.

미안했다.

동행을 권유한 당사자로서

탐사는 즐거웠다.

벅찬 일정과 진행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만난 들꽃들과의 눈맞춤, 풍광들과의 조우, 산새들의 지저귐, 00능선에서 만난 여명과 바람소리, 속삭인 듯한 살여울의 물소리는 신새벽에 일어나 산행의 짐을 꾸린 피로를 날리는데 충분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무디어가는 내 감성을 일깨웠다.

여기에다 산길을 오르내리며 내 오랜 인연들이 가끔씩 보여준 의도된 연출과 조크로 포복절도하며 걸으니 발길도 가벼웠고 가슴도 뻥 뚫렸다. 

 

탐사는 대장을 포함 14명이 한 팀이 돼서 움직였다.

첫 만남의 동행은 어색함이 쉬 가시지 않고 뻘쭘하기 마련인데 품을 열어 반겨주시고 함께한 내내 제 인연들의 허물을 덮고 감싸주신 일행들의 넉넉함에 대한 보답으로 허접한 사진 몇 컷 올린 것으로 존경과 감사를 대신한다.

탐사는 내게 실로 千萬買隣이었다.

좋은 사람, 아름다운 풍광, 싱싱한 꽃이 있었기에.

앞으로 궁싯거리는 밤이나 지치고 힘들 때 눈을 지그시 감고 00능선에서 만난 여명과 습지에서의 파노라마를 떠올릴 것이다.

 

                                                                                                                                                                             

                                                                                                                                                                                    전라도우리꽃기행 들풀처럼 정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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