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事

봐도 봐도 또 보고픈 그림

들풀처럼1 2005. 9. 17. 00:49

긍재 김득신의  破寂圖

 

                               

 

 

 

봄인가 보다.

병아리가 그렇게 말한다.

 키워서 사위주려는 걸까

아님 이녁들 보신하려는 걸까

 

왠 도둑고양이 나타나서

병아리 한 마리 낚아채 입에 물고 달아나고,

자식잃은 억을함에 힘차게 추격하는 어미닭

한바탕의 소란함이 적막을 깼나봅니다.

 

화난 어르신네 장죽치켜들고 툇마루 내려오며 넘어질듯한 위기,

도망치는 절박함에서도 뒤돌아보며 여유까지 보이는 미운 도둑고양이,

영감님 넘어질까 봐 애태우는 트래머리를 한 할머니의 표정,

속옷까지 드러난 야함도 가미된 해학적 붓놀림.

 

보고 있노라면 힘이 솟는다.

역동성이  내게 닿는다.

 

도회적 삶에 찌든 내겐

시골 풍경이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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