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事

사학법의 진실

들풀처럼1 2005. 12. 13. 21:47

그들이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사학법 논란은 이념이 아니라 ‘상식과 몰상식, 교육과 반교육’의 대립


12월 9일 사립학교법(이하 사학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겪으며 직권상정되어 표결로 154명 출석에 140명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한나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장외투쟁을 선언했고, 사학재단 역시 임시휴교를 넘어 학교 폐쇄에 들어가겠다고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개방형 이사제가 ‘사유재산인 사학의 경영권을 침해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시장경제를 해치는 사회주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런 주장은 ‘대표적 자본주의 국가들인 미국, 일본, 영국의 명문 사학들이 이미 개방형 이사를 도입하고 있으며, 심지어 투표로 선출된 학생회장이 이사를 하는 경우까지 있다. 그리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도 사외이사제도가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왜 사학재단들은 폐교까지 언급하며 사학법 개정을 반대할까?


이념으로 포장된 사학법 논쟁은 이념이 아닌 ‘상식과 몰상식, 교육과 반교육’의 대립

그들이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개방형 이사제가 아니라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를 막고 민주화하자는 실질적인 내용들이다. 이들이 논쟁의 초점이 되지 않는 이유는 이런 내용들은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어서 이것을 반대하는 것은 국민에게 아무런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그들이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즉 현실은 개방형 이사제를 매개로 해서 사학법 논쟁을 색깔론으로, 위헌론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학법 개정 논쟁은 진보 대 보수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다. 이는 우리 국민의 압도적인 다수가 사학법 개정을 지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명백히 증명되는 사실이다.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세력에 의하여 외형적으로는 이념 대립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상식과 몰상식, 교육대 반교육’의 대립이다.


‘어떤 내용들이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길래 사학과 한나라당이 저렇게 반대를 하나?’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민들은 아연실색을 할 지경이다. ‘이런 상식적이고 당연히 너무나 교육적인 것들을 반대하는 저들이 과연 진정한 교육자이며, 제대로된 정치인인가? ’하고 혀를 찰 것이다.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를 없애고 학교를 민주화하자는 주장이 사회주의 정책이라는 그들의 마타도어를 우리 국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부패사학과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학법 개정안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들이라는 것은 그 내용을 조금만 살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 이사회 제도 개혁

사립학교의 인사, 제정, 규칙 제개정 등과 관련된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이사회의 개혁이 사학법 개정의 핵심이다. 거의 모든 부정부패와 비민주적 운영의 핵심에 이사회가 위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에 도입된 이사회 개혁을 위한 장치들은 다음과 같다.


-개방형 이사제 도입 : 모든 사학에 이사 정수의 1/4을 학운위에서 2배수로 추천

현재까지 모든 이사들은 이사회에서 독단적으로 임명을 했다. 그래서 만년이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언제나 이사회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일색이었다. 이사장의 친인척, 지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내부에 비판적 목소리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것이 사립학교의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운영 구조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최소한의 개방형 이사를 도입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번에 도입된 이사 정수의 1/4에 2배수 추천 도입으로는 의결은 꿈도 못 꿀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학에서는 실질적인 의미의 개방형 이사는 단 1명이 들어가기도 힘든 구조라는 점에서 애초의 도입 목적을 달성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우기는 사학재단은 역설적으로 왜 개방형 이사제가 도입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반증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회사에도 사외이사를 두도록 하는데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에 개방형 이사 1-2명을 두자는 것이 사회주의 정책인가?


-임원의 승인취소의 요건 확대와 직무정지 제도의 도입 :

기존 법에서 너무나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던 임원의 승인 취소 요건을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때, 사학법․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 위반 또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나 이를 방조한 때, 학교장의 위법을 방조한 때, 관할청의 학교장 징계요구에 불응한 때, 취임승인이 취소된 자의 학교 운영에 간여하는 것을 방조한 때’ 등으로 상세하게 명문화 하였다. 이로서 이사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리고 부패와 관련된 임원이 조사 기간 동안에 학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경우에 그 직무 권한을 정지시키는 임원 직무정지 제도를 도입하였다. 너무나 상식적인 내용 아닌가?


-15일 계고 기간 단서 조항 마련 :

현재 사학법은 이사회나 교장 등이 학교 운영, 회계, 인사 등과 관련하여 잘못을 저질러도 15일 이내에 그 잘못을 원상회복하면 된다. 이른바 15일 계고기간이라는 것이 이것이다. 사학법 개정을 주장하는 교육시민사회단체에서 대표적인 악법의 독소조항으로 뽑는 것이다. 현재 사립학교의 폐쇄적인 운영 구조상 잘못을 밝혀내기도 힘들 뿐 아니라 잘못이 밝혀지더라도 15일 내에 원상회복하면 되니 이보다 편리한 법이 없다. 그래서 현재 사학법은 ‘도둑질 하다가 들켜도 갚으면 무죄’되는 법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계고기간 15일을 다른 행정법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그대로 두되 ‘시정 수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회계부정, 횡령, 뇌물수수 등 중대한 비리는 계고 기간 없이 임원 승인 취소’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마련했다. 이로써 사학이 부정을 저지르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위험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것이 사회주의적인가?


-비리재단 복귀 기한 5년으로 연장하고 복귀 시 재적이사 2/3 동의 요구

현재 사학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 중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임시이사 2년 임기 조항이었다. 현행 사학법으로는 비리를 발견하기도 힘들고, 비리가 밝혀지더라도 15일 안에 원상회복하면 그만이고, 혹시 원상회복을 하지 못하여 쫓겨나더라도 2년이 지나면 합법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한 현행 사학법이 비리를 부추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개정안에서 복귀시한을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복귀 시에도 재적이사 2/3의 동의를 전제조건으로 함으로써 비리재단의 복귀를 제한했다. 이것도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는 데는 역부족이지만 분명히 사학의 비리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너무나 정상적인 조처 아닌가?


-이사회 회의록 작성 후 참석 이사 기명 날인 서명 후 의무적 공개,

현행 사학법은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학교 운영의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이사회가 언제 열리는지, 무엇을 결정했는지 그 구성원인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알 수가 없었다. 이사회 회의록을 보자고 해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끊임없이 하지도 않은 이사회를 했다고 조작했다는 의혹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죽은 사람이 이사회에 참석하는 유령이사까지 등장하는 코메디가 벌어진다. 이런 의미에서 이사회 회의록을 참석자가 기명 날인하여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것은 너무나도 정상적이며 바람직한 조치이다. 이것도 좌파 정책이라서 못 받겠다는 것인가?


● 감사제도 내실화

: 감사 전원이 확인·날인한 감사증명서를 첨부, 감사 중 1인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하는 개방형 감사제 도입, 감사의 중임을 1회로 제한, 학교법인으로부터 독립된 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의 감사 증명서 제출 등 장치 마련

현행 이사회의 폐쇄적인 구조와 더불어 사학의 부정부패와 비민주적 운영의 공범이 바로 부실한 감사제도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사학의 부정부패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해고를 무릎 쓴 내부인의 제보나 내부 임원들 간의 분쟁, 그리고 외부 관할청의 특별 감사, 또는 고소에 의한 수사 등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내부 감사에 의해서 사학의 비리가 밝혀지고 시정된 예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사학의 부정부패나 사학법 개정이 문제가 될 때마다 그들이 들고 나오는 사학윤리위원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사학 이사회의 운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감사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사회가 감사를 독단적으로 임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의 임명권과 해임권을 이사회가 가지는데 감사가 이사회를 제대로 감시․견제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이런 의미에서 감사제도를 내실화하기 위한 조처를 입법한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며 정상적인 것이다. 이것도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보이는가?


● 족벌 운영에 대한 제한

: 친인척 이사수를 1/4로 제한,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그리고 그 배우자의 교장 임명 금지, 학교장의 임기를 4년 이내로 제한하고 1회만 중임하도록 연임 제한

부정부패나 분규 등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거의 모든 학교들의 공통점이 족벌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 뿐 아니라 학교장, 행정실장, 교사, 직원에 이르기까지 친인척이나 지인들로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고, ‘만년 이사장, 천년 교장’에 의해 학교가 좌지우지 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이것이 대를 이어서 세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학교를 종친회나 동창회 수준에서 민주적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서 족벌운영을 규제하기 위한 장치를 두는 것 역시 너무나도 상식적인 것이다. 학교의 족벌운영을 규제하자는 것도 공산주의 정책인가?


● 학교 예결산의 공개 또는 투명화

: 학교운영위원회의 학교 예결산 자문 필수화, 학교 예결산 전면 공시 의무화

현재 사학법은 학교 예결산에 대한 심의, 의결을 권한을 이사회가 가진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이사회가 요구할 때에만 예결산에 대한 자문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예결산이 학교 구성원에게조차 공개도 되지 않으며, 공개하는 경우에도 큰 항목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재정을 둘러싼 각종 비리가 벌어져서 학생들의 등록금이 횡령되고, 국민의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공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는 이미 학교 예결산에 대해서 자문이 아니라 심의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꼭 비리가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교육을 위한 예산이 그 목적에 제대로 쓰이도록 하기 위해서도 예결산 공개와 학운위 자문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 교원 인사의 민주화를 위한 조처 마련

: 교원임면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인사위원회 심의를 의무화, 교원 공개 채용

사학의 비리와 관련하여 가장 대표적인 영역이 재정과 더불어 인사의 문제이다. 이사회가 교원 임면에 대한 권한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교원 채용에서부터 인사를 둘러싸고 ‘교사는 얼마, 교수는 얼마’라는 비아냥이 존재하고, 실제로 이것이 현실로 밝혀져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비록 원래 추진하려고 했던 교원 임면권을 이사회에서 학교의 장에게 환원하는 것까지는 되지 못했지만 신입교원 채용을 공개적으로 하자는 것과 교원임면을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것을 의무화한 것은 교원인사를 둘러싼 잡음과 비리를 없애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이다. 이것도 이사회의 인사권 침해라고 못하겠다고 우기는 것이 상식적인가?


4급 이상 교육관료들의 사학이사 진출 제한과 대학평의원회 설치 의무화

이른바 ‘사학마피아’라고 불리는 사학-교육부-정치인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4급 이상의 교육 관료의 퇴직 후 2년 간 사학재단 이사 진출을 금지’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미 다른 공무원들은 관련된 영리사업체 진출이 제한되어 왔는데 사학은 영리사업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실제로 정치인 뿐 아니라 퇴직 교육 관료 중 많은 이들의 사학의 이사나 총장, 교수 등으로 진출하고 있었다. 그래서 관할청인 교육부와 교육청은 끊임없이 ‘솜방망이 감사, 봐주기 감사’의 의혹을 받아왔다. 임의기구였던 대학평의원회를 심의기구로 의무화한 것도 의미 있는 조처이다.


사학재단의 폐교 협박은 우리 사학의 수준을 드러낸 슬픈 자화상

이처럼 이번 사학법 개정의 내용은 너무나도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들이다. 오히려 학교의 진정한 민주화에는 오히려 한참 모자라는 것들이다. 그러나 부패사학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들이다. 사학재단이 학교 폐쇄를 거론하며 강하게 반대하는 것은 한참 오버이다. 이는 그 동안 우리 사학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되었는지에 대한 반증이다. 우리 사학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고, 웃어야 될 지 울어야 될 지 망설이게 하는 한편의 코메디이다. 이번 사학법 개정은 적어도 사학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것이고, 이사회의 독단적 운영을 견제하기 위한 작은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개방형 이사제로 포장된 이념 대립이 사학법 개정의 핵심 논란이 아니라 ‘사립학교의 민주화와 부정부패의 척결’이라는 상식의 문제, 교육의 문제가 바로 사학법 개정이 핵심이고 이것이 부패사학의 법 개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진짜 이유이다. 이념이 아니라 이런 ‘상식과 몰상식, 교육과 반교육의 문제’ 때문에 사학재단이 사학법 개정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폐교 협박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오늘도 쓴웃음을 짓는다. 그래서 너무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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