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폼페이의 사랑
詩 바람속으로
우리 사랑 갈라놓으려는 시샘
그리고
악마 같은 증오
검고 뜨거운 저주의 먹구름
하늘 가득 메꾸고
그 것도 모자라
붉은 칼날 모은 듯한 용암으로 지져
우리 육신 휘저어도
우린 서로를 놓칠 수 없었다
우리 육체
우리 마음
우리 영혼을
평범했던 우리는
그가 '로마전사(戰士)로서의 명예'를 얻으면서
원치 않은 비극으로
이천년 전 지중해 베스비오에
사랑을 묻어야 했다.
당신을 사랑한 공주의 질투로
때늦은 긴박함에도 날 찾아
놓지 않는 당신
이리 껴안고 밀쳐도 꽉 잡는
당신의 미쳐버린 순수
용암보다 더 뜨거운 그 사랑에
화산이 울고
죽음의 재 덮힌 저 하늘도 그리 아름다웠던가
이대로 같이 영원한 화석 되어
우리 위로 흙 덮히고
세월 흘러 바다가 오면
갈매기 나는 해변
연인들의 밀담 속에 살아있기에
먼 훗날
아주 먼 훗날
우리 영혼의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라나
우리 사랑 찾을 수만 있다면
이 찢는 고통 속 아스라한 전설 되어도
당신의 품안 기억 속에
이대로
영원히 잠들 수 있었다
폼페이의 건물들 녹아내리고
사람들의 절망적 눈빛 난무하는
아비규환 속 울부짖음의
그 한(恨)과 같이
내 사랑 당신의 이 어리석은 선택이
당신의 마지막 선물이라면
이 비극 지켜본 로마의 멸망으로 저주하리
단지 당신 없인 못 살뿐이었는데
이런 화염 속 당신을
죽음의 나락으로 보내야 하는
나 역시
사랑의 약속으로
이 손 놓지 못하리
이 순간
내 살점 뜯어
당신의 고통을 덮을 수만 있다면
내 뜨거운 피 흘려
당신의 영혼 잠재울 수 있다면
한 점의
흩트림도
떨림도 없이
죽음의 미소 지으리
아, 폼페이의 최후여
영원한 내 사랑이여!
(삼가 두분 고혼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사랑의 완벽한 그 자세는
2000전 화산재와 용암도 두 분을 못 떨어뜨렸듯이 그 영원한 사랑
은 지금 우리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두 분 영정 앞에 감히
이 詩를 바칩니다. -바람속으로- )
|
출처:http://cafe.daum.net/poemi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