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 발 담구고 옆지기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데 매미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들린다.
두리번거리면서 녀석을 만나는데
방학마저도 잊고 공부에 시달린 아이들이 원어민 여럿과 함께 숲에 들며 매미를 날려버렸다.
눈뜨고 나면 공부에 목숨 걸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참으로 짠하다.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면 '여름방학'이라는 얇은 책자의 방학과제물이 있었다.
자율적인 학습을 기대한 것이 아닌 중앙통제방식의 학습과제물이었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학년만 다르지 똑같았으니까
지역적 특성이나 아이들의 능력을 무시한 획일화된 과제였던 것이다.
당시 이런 걸 과제랍시고 해결했어야 했던 아이들은 어찌 생각했을까?
'여름방학' 책에는 잠자리채 들고 곤충 찾아 나서는 그림이 단골처럼 나왔고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도 빠지지 않았다.
이젠 이마저도 낭만스런 추억이 되었다.
숫 매미 소리 애절하고 외롭게 들려 오는 날
▲ 매미 중 덩치가 크고 울 때 '대~에' 소리를 내서 내 또래들은 대매미라 불렀다.
검색해 봐도 대매미는 없다. 내게는 대매미다. 이곳 저곳 뒤져보니 참매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