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事

친구야

들풀처럼1 2010. 1. 1. 17:08

 

친구야, 새해다.

올 해는 더 깊고 높은 성취가 있길 바란다.

아침은 먹었냐?

밥에 국에 반찬 먹었지

그게 어디서 나온 게냐?

모르겠냐?

모두 농어민의 산물이 거든

네가 입고 있는 옷도, 네가 타는 차도 모두 노동의 산물이여

위대한 노동자들의 피땀이란 말이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원천이 노동이란 말이다.

그런데 경제 살린다고 해놓고 노동운동 통제하다니 말이 되냐?

노동운동의 통제는 경제적 자해행위야

일하고 있는 널 건드리면 제대로 일하겠어.

신나야 제대로 일하잖아 그지?

 

국회에서 벌어지는 사태들을 보면

꼭두각시 많더라.

구군가가 말했지

반민중의 5적

국회와 정당, 특권재벌, 사법기관, 군사독재 정권, 미일 외세라고

22년 전쯤 된 이야긴데도 틀린 게 하나도 없는 걸 보면 세상을 제대로 보는 눈들이 있나봐

 

난 여기에 하나 더하고 싶어

누구나 학교를 졸업하면 노동자로 출발하고

대부분 자기의 자식들이 노동자로 가는 운명인데도

노동자들 파업에 손가락질 한 것들 보면 분통 터진다.

제 자식들에게 욕한 것들을 보태서 6적이라 부르자.

이중성이란 말이다.

자기의 존재가 뭔지 모르고 깝죽대는 것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다고 하잖아 그게 사회과학인데 말야.

 

 

조간에 이런 기사도 있었어.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국 중에서 한국은 노동조합 조직률 29위,

임단협 적용률 29위, 비준한 국제노동협약 개수 28위, 공적 사회복지 지출 24위(24국중)란다.

여기에 또 거꾸로 1등하는 것도 많다.

연간 노동시간 1위, 저임금 노동자 비율 1위, 성별 임금 격차 1위, 인구 10만명당 산재 사망자수 1위

 

새해 첫날 세밑에 벌어진 사태들 보면서

심란한 마음이다.

친구야 사랑한다.

 

동시 두 편 소개한다.

 

‘아빠! 힘내세요’ 에 뽑힌 동시(J일보 98.05.12)

 

경운기와 우리 아빠

 

오토바이도 못 타시는 우리 아빠

자전거도 못 타시는 우리 아빠

그래도 그래도

경운기를 타고

논으로 가실 때면

대장처럼 멋지게 보인다

 

아버지 직업

 

아버지 직업이

무어냐고 물으시는 선생님께

노동자라고 말했습니다.

노동자가 무어냐고

다시 묻는 선생님께

토요일 일요일도 쉬지 않고

밤늦도록 일해서

우리들 보살 펴 주시는

고마운 분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