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事

교세가 크면 허세가 많다.

들풀처럼1 2008. 10. 19. 21:57

 1년도 채 되지 않은 조립형 컴퓨터가 말썽이다. 문여는 시간에 맞춰 구입처에 들렸다. 젊은 사장은 무척 친절했다. 여기저기 만지작거리더니  본론으로 들어간다. AS기간이니 그래픽카드를 교체해주겠는데 기간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3일이 추가 된단다. 당시에 사용한 제품이 생산되지 않아서 그렇단다. 컴퓨터 관련 산업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걸 알고 또 이해한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고 따지자 당분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다음에 한번 더 나오란다.

며칠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 끔직해서, 같은 일로 두 번 발걸음한 건 병원말고는 해보지 않은 나로선,  추가 비용을 낼테니 새로운 그래픽카드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하자 연신 그럴 필요없단다. 그래도 나로선 몇 푼 쓰는 게 1주일여 불편할 심기보다 낫겠다싶어 내 뜻대로 일을 마감하자 동행한 아들 녀석이 주객이 전도됐다며 웃었다.

사장도 함께 웃었다. 나오면서 사장에게 일 잘 해서 점포 여러 늘려 부자되라면서 나왔다. 그에게는 내가 오늘의 마수걸이 일 것이다.

 

일이 일찍 끝나 開天寺를 찾았다, 하늘이 열린 곳이니 이름이 거창하다. 맘에 담아둔 곳이라 들려보았다.   

 

 

 

 

 

 

▲ 요새는 닭도 애완용으로 기르나보다. 내가 대화를 청하자 싫지 않은 모양이다. 내 발등을 타고 빈손인데도 뭔가을 줄까 기다리는 눈치다.

 

 

 

▲ 녀석의 이름은 빠삐용이란다. 스님이 출타해서 신자 내외가 절을 지키고 있었는데 오늘이 빠삐용의 첫나들이란다.

 

 

 

▲ 벼슬과 다리는 검고 귀덮개가 파랗다. 

 

 

 

▲ 닭의 자유를 부러워함이냐 아니면 달려가 덥치겠다는 거냐.  흰둥이만 안다, 거의 눈이 고정된듯 했다.

자갈이 눈에 걸린다. 저걸로 규모의 사찰를 만들려는 것은 아닐게지.

교세가 크면 허세가 많은데...

 

 

▲ 부도인듯, 이 절간의 어디에도 안내문이 없었다. 수도하는 수행터에 여러 가지 인공물이 들어서면 마음이 어수선해서일까?

 

 

 

▲ 대부분의 절간들은 일주문에서부터 00산00사 하는 현판이 걸리는데 대웅전인듯한 이곳에도 현판은 없었다.

 

 

 

 

▲ 맞배지붕을 한 이곳에도 00전, 00각 하는 것도 없었다. 

 

 

 

 

▲ 신자고 불신자고를 떠나 길가는 나그네가 쉬어가는 요사채처럼 보였다.

단촐해야 참선하는 분들께 부담주는 일거리가 없어 용맹정진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종교가 일종의 산업로 치닫고 있는 것들을 보고 들어온  요새 이런 사찰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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