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事

시골집에서

들풀처럼1 2008. 10. 31. 00:04

부모형제 모두 떠나고 없은 고향집 빈터, 오랜만에 탯자리를 찾았다. 머지않은 곳이라 자주 들릴 수 있는 곳인데... 

나이 들면서 정나미 떨어지는 사람 얼굴맞대기 싫어 올 벌초 때 한 번 갔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왠만하면 이해하고 참으며 그러려니 하겠는데  나이 값 못하는 사람 만나는게 너무 끔찍해 이렇게 되었다.

주인 없은 빈터엔 가을을 알리는 열매들과 새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움같은 게 없었는데 올해 미움을 키워버렸다.

그래도 나의 속 좁음이겠지 하며 미움 빨리 내려놓고 싶은데 아직은 아니다.

비위맞추며 여태껏 살았고 거짓인지 알면서 속아주고 견뎌주며 버텨왔는데 최근 일들에서 마지막 남은 기대까지 거둬버려 포기하고 말았다.

이럴 때 경멸한다고 말해야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탓을 하게 되면 화가 나고 화가 뭉치면 악이 된다는데 이리 될까 두렵고 나이값 하는 어른들이 보고싶은 날입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빈 집터엔 딱새가 주인처럼 행세하고

 

 

 

▲ 낯가림이 심한 어치는 멀리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숨었다 나타나고 숨었다 나타나고

 

 

  ▲  꽃핀지도 모르고 지나친 새박의 열매, 새알같이 생긴 박이란 뜻의 이름을 가졌다.

 

 

 

  ▲ 올해는 뜰보리수, 산딸나무열매,자두,매실,살구,감이 모두 새들의 먹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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