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光州

무등산의 새(1)

들풀처럼1 2009. 1. 3. 16:32

집을 나서며 순천만의 뱃머리에서 만난 찬바람에 크게 겁먹고 몸단속을 철저히 하고 산으로 향했다.

산에 당도해 겨우 눈만 내놓고 복면을 했다. (추위 막으려고 복면하고 집회에 나서면 처벌하는 법을 꿈꾼다는 데, 아휴 무서버라)

그랬더니 몸은 어지간이 견딜만한데 입김이 눈으로 타고 올라와 카메라 파인더를 흐리게 해 앞이 보이질 않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놔야 하는 게 우주의 질서란 생각을 했다.

 

빛이 잘 드는 느티나무 아래서 새를 기다리는데 쇠딱다구리가 먼저 나타나고 이어서 곤줄박이도 나타났다. 

큰 나무 한 그루는 참으로 많은 것을 품는다. 오가는 길손들 쉬어가고 날짐승과 벌레들도 둥지틀고... 

어머니의 품이 우리의 영원한 고향인 것처럼 날짐승들에게는 나이든 나무가 그일을 한다. 

 

품이 커야할 종교들은 새해 첫날부터 총질이더니만 의사소통의 산실이어야 할 우리 국회 안에서는 지배종속의 질서를 세우겠다고 기세등등하다.

방송이 공공성을 잃고 사적 이익 집단에 넘져진다면 그런 방송은 여론 제조업이지 이미 언론이 아니다. 

참으로 한심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몸을 덥게해 주니 냉한 몸을 가진 내 몸에 보약이 되겠어서 오히려 고맙다.

 

 

 

 

 

 

 

 

 

 

 

 

 

 

 

 

 

 

 

 

 

 

 

 

 

 

 

 

 

 

▲ 지난 봄에 만났던 곤줄박이

 

 

 

 ▲ 오늘 만난 곤줄박이, 계절에 따라 새들의 털빛이 많이 달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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