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事

그를 보내며

들풀처럼1 2009. 5. 23. 10:50

집에 있을 땐  전화벨이 울려도 전화받질 않는다.

수작하는 전화들이 하두 많아 확인 가능한 전화만 받게 된다.

그래서 손전화만 쓴다.

 

"아빠, 노무현이 죽었어요."

애 엄마 된 딸아이의 전화다.

전화통에서 함께 울었다.

그에게 빚진 나, 이웃들과 손잡고 뚜벅뚜벅 나가겠다 다짐한다.

인심이 떠나버린 빈껍데기의 더러운 정권의 타살 같음을 어찌 못해도.

님 가시는 길 절절한 사랑 실어 편한 세상드시라고 기도하겠다.

편한 세상에 드소서

 

 

그를 보내며

 

                                                                 한용운

 

그는 간다.

그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요.

내가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간다.

 

그의 붉은 입술, 흰니, 가는 눈썹이 어여쁜 줄만 알았더니,

구름같은 뒷머리, 실버들같은 허리,

구슬같은 발꿈치가 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걸음이 걸음보다 멀어지더니 보이려다 말고 말려다 보인다.

사람이 멀어질수록 마음은 가까워지고,

마음이 가까와질수록 사람은 멀어진다.

보이는 듯한 것이 그의 흔드는 수건인가 하였더니,

갈매기보다도 작은 조각 구름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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