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나무이름에도 사연이 있다 | |
[매일신문 2004-12-27 15:15] | |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무의 이름도 아무렇게나 짓지는 않는다. 나무의 모양이나 수피 형태, 잎, 꽃, 열매, 가시의 특징, 냄새와 맛, 쓰임새나 생태적인 면, 설화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선 나무의 모양이나 형태에 의해 이름 붙여진 나무들을 찾아보자. △가지가 돌려나며 거의 직각으로 퍼져 층층을 이루는 층층나무 △가지가 정확하게 3개씩 갈라진 삼지(三枝)닥나무 △껍질 속 흰부분을 밀면 반대편으로 국수와 같은 가락이 빠져나온다고 국수나무 △가지가 꼬불꼬불해 용틀임을 하는 것 같다고 용(龍)버들 △잎이 신발 모양이어서 나무꾼들이 짚신 바닥에 깔았다고 신갈나무 △떡을 쌀만큼 잎이 넓다고 떡갈나무 △나무가 서지 않고 누워 있다고 해서 눈향나무, 눈잣나무 등이 있다.
잎, 꽃, 열매, 가시의 특징에 의해 이름 붙여진 나무들도 많다.
△손가락 8개가 달린 것처럼 잎이 갈라져서 팔손이 △잎이 7개로 갈라져서 칠엽수(마로니에) △잎이 날개를 핀 박쥐와 비슷하다고 박쥐나무 △참나무 중에 가장 잎이 작은 ‘졸병 참나무’라고 졸참나무 △꽃이 피었을 때 멀리서 보면 하얀 이밥이 나무에 붙은 것처럼 보인다고 이팝나무 △연꽃 모양의 꽃이 핀다고 목련(木蓮) △열매가 장구(전통악기) 모양을 닮았다고 장구밥나무 △참외 모양의 열매가 나무에 달린다고 해서 목과(木瓜)나무로 불리다 변한 모과나무 △오디 맛이 너무 좋아 많이 먹게 되면 방귀를 뀌게 된다고 해서 붙여진 뽕나무 등 많은 나무들이 있다.
또 잎을 비비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생강나무, 잎에서 역한 누린내가 나는 누리장나무, 단풍 든 잎으로 태우면 노란 재가 남는다 하여 노린재나무와 옻칠에 쓰인 옻나무, 황칠에 쓰인 황칠나무, 수목에 기생하여 겨우 살아간다는 뜻의 겨우살이, 겨울도 참고 잘 견딘다는 인동덩굴, 바닷가에 자라는 소나무란 뜻의 해송 등이 있다.
동물이름에서 유래하여 붙여진 이름으로는 호랑가시나무, 곰딸기, 여우버들, 병아리난초, 까치밥나무, 까마귀머루 등이 있다.
이와 같이 모든 나무에 붙여진 이름은 우리 조상들이 그 나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재치있게 지어낸 것들이다.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나무를 잘 관찰한다면 그 나무를 이해하고 이름을 기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재윤(대구생명의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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