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지리산에서(풍경)

들풀처럼1 2008. 8. 29. 10:39

 

 

 

렌즈의 무게감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마크로와 똑딱이만 챙겼다.

천왕봉의 일출이라는 걸 보겠다고 잠설치고 나섰는데 어찌나 이슬 같은 운무와 찬기운이 몸을 떨게 했던지 이동할 방향을 생각 않고 다시 장터목 산장으로 내려와야 하는 한심함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오길 참 잘 했었다. 아침 햇살 받은 꽃들이 그런대로 눈 호강을 시켜줬다.

귀가해서 이 때 담은 사진들을 확인 해 보니 카메라에서는 확인 되는데 USB로 연결하면 컴퓨터가 읽지 못하는 에라가 발생한다.

속상해 죽겠다.

오늘 하루 품벌어서 판매자와 전화다툼을 해야할 판이다.

분명하게 불량품이다.

 

3박 4일 동안 국립공원 안에서 치솔질 비누질 못하게 한 단속들이 참 많을 걸 깨우쳤다.

일행과 난 지구를 살리는 실천의 장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수건 한 장에 물 적셔서 얼굴, 몸, 발까지 씻는 것은 매일 샤워로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의 물 수준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물 한컵이면 참으로 많은 걸 할 수 있었다. 설거지도 할 수 있었다.

 

 

 

 

 

 

▲  삼도봉에 꽂아진 푯말

전북, 전남, 경남으로 나뉘어진 지점이란다.

이곳을 지날 때 손자와 동행한 할아버지는 이쪽 저쪽으로 돌아오면 가장 짧은 시간에 삼도를 다녀 온 거라며 손자와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셨다.

그분 왕 짱 킹인 셈이다.

 

 

 

 

 

 ▲ 매크로로 찍은 걸 크롭, 망원이 생각나는 순간

 

해돋이를 바라며 일찍 자리 잡고 일출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주 늦게 도착한 아줌씨가 내 앞에 서더니 딸과 자기 남편까지 오라 했다.

그들이 내앞에 서버리면 일출을 못 보게 되는데도... ....

염치 있는 남편은 내 앞으로 차마 오지 못했다.

만약 왔었다면 광란의 한판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남편의 속깊음에 참아 줬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어서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자리 이동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잘했다. 

 

 

 

 

▲ 산새가 반겨서

 

 

 

 

 

 

 

 

 

 

▲ 장터목산장에서, 해빠짐

 

 

 

 

 

▲ 궁둥이 같은 반야봉을 감싼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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