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나 했는데 곳곳에 폭설이다.
일기가 많이 변해버린 걸 올핸 더 실감한다.
이러다 겨울과 여름만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불경 중인 절간을 지나면서 미안했다.
목탁 소리 찬 공기를 가르며 전해온 만큼이나
뽀드득 뿌드득 소리 내며 눈 위를 걷는 내 발자국 소리
더 크게 들렸으니
불쏘시개로 매운 연기 내며 난로에 불을 지피는 보살 곁에 다가가
곁 불 동냥 청했더니 그러구 말구냐다.
후한 인심 정겹다.
시린 손 녹이고 허허한 속 채우려 찻집에 들렀다.
옥국차와 떡국 한 사발로 매운 추위 달래고 나서는데
아낙이 추노를 나흘간 촬영했단다.
날풀리면 더 잘되겠다고 했더니 웃음이 얼굴에 가득했다.
▲ 윙크하는 부처
▲ 가을의 운주사